책을 왜 읽었을까? 초등시절-01

날적이 2018.03.26 17:26

책을 왜 읽었을까?

초등시절. 


이 시절 나에게 가장 친한 친구는 TV였다. 

TV에서 나오는 만화는 기본이고, 코메디, 음악, 드라마, 외화, 다큐멘터리등 모든 장르를 좋아했다. 

단,  뉴스는 빼고, 그 이유는 아빠. 뉴스는 아빠의 프로그램이다. 뉴스가 시작되면 내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볼 수 없다. 그래서 뉴스를 싫어했다. 

뉴스는 하루에 여러 번 나온다. 내 눈엔 내용이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아버진 빠짐없이 보셨다. 그것도 끄~읕까지. 난 만화를, 코메디를, 드라마를 보고 싶은데.


난 친구 대비 장남감이 적었다. 집과 학교의 거리는 멀었고, 어린 시절 유일한 교통수단인 자전거는 6학년 때 처음 탔다. 그래서 친구와 놀 기회가 적었다. 난 놀거리가 부족했고, 많이 심심했다. 

특히 아버지께서 집에 계실 때 그리고 뉴스를 보실 때. 심심함이 극에 달 했을 때, 

그런 조건이 만족되면 책을 펼쳤다. 


집에 있던 전집은 동화와 위인전이 각각 20권 정도로 기억한다. 정확하지 않다.

책은 꽤 있었던 것 같은데 난 보고 싶은 책만 읽었다. 

그래서인지 위인전은 '이순신' 한 권만 기억난다. 다른 위인은 이름조차 기억 나지 않는다. 

동화는 '크리스마스 캐롤', '행복한 왕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기억난다. 

그런데 내용보다는 삽화에 대한 기억이 더 많다.


'크리스마스 캐롤'.

현재 유령 삽화. 월계관, 거인, 금빛 의자, 유령 뒤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 주변의 펼쳐져 있는 과일과 음식들. 

저 과일은 무슨 맛일까? 또 저 음식은? 무척 궁금해 했다. 아마 처음 또는 먹어보지 못한 것들이 많이 그려져 있었나보다.


'행복한 왕자'. 

금박과 보석으로 화려했던 모습과 모두 나눠주고 잿빛이 된 왕자의 모습이 기억난다.

난 잿빛으로 변한 쓸쓸한 모습의 왕자의 모습이 너무 가슴아팠다. 

그래서 '행복한 왕자'란 제목을 수용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가 굴로 떨어지는 삽화는 매우 강렬했다. 그림인데 동영상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드레스 치마가 펄럭이고, 앨리스 양갈래 머리가 위로 솟구쳐 올라갔다. 그리고 앨리스의 눈.  

얇은 펜으로 선을 반복하면서 그린 눈인데... 설명하기 매우 어렵다. 눈을 동그라미 여려겹으로 그렸다. 그 선은 한 줄로 쭉 그어진 선이 아니고, 모스부호 처럼 점과 짧은 선으로 이루어진 묘한 선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그려진 눈은 놀란 듯, 멍한, 초점이 없는 눈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 삽화는 호러적 성격이 강한 듯하다. 어린 나이에 처음 접한 호러라, 느낌이 강하게 남았나보다.


아 느낌은 강렬하게 남았는데 기억은 흐미하다. 


초등시절. 책을 왜 읽었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난 책을 거의 읽지 않았고,  

간혹 읽은 이유는 놀게 없어서, 할게 없어서, 너무 심심해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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